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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14

방 나갔던 아내가 돌아왔다.

아내와 나는 체질적으로 달라서 일상생활에서 다소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지내는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생활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 아내는 속이 차가운 체질인 소음인이고 나는 속이 뜨거운 체질인 소양인이라서 먹는 음식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더위와 추위를 느끼는 체감온도도 다르다. 나는 뜨거운 음식이든지 차가운 음식이든지 가리지 않고 먹지만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땀을 많이 흘려서 주로 찬 음식을 먹거나 찬 음료를 마셔도 탈이 없는데 아내는 찬 음식을 먹거나 찬 음료를 마시면 곧바로 목과 위장에서 이상 신호가 온다. 그래서 집에서는 물론이고 외식을 할 경우에도 음식 선택에 신경이 쓰인다. 집에서 고기를 먹을 때에도 나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는 돼지고기를 먹고 아내는 뜨거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닭고기를..

일상다반사 2023.09.22

사랑은 주는 거

사랑은 주는 거 현실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기에 지난날들을 그리워하고 추억한다. 만족을 모른 채 행복만 찾다 보면 삶은 지쳐가고 힘들어진다. 현실이 힘들고 지쳐있는 삶 속에서는 지난날들을 회상할 여력조차 없어진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듯이 행복도 상대적이다. 사소한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고 크나큰 행복에도 만족하지 못할 수 있다. 남의 행복이 커진다고 내 행복이 줄어들지 않는데 남이 누리는 자그마한 행복만 크게 보고 자신의 커다란 행복은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아등바등 힘들게 살아간다. 미워하며 사는 삶보다 사랑하며 사는 삶이 쉽고 사랑을 받는 것보다 사랑을 주는 것이 행복한 것이기에 행복해지고 싶으면 아낌없이 사랑을 주면 된다. 되돌려 받으려 사랑을 주지 말고 정이 가득 찬..

일상다반사 2022.10.11

왜 바보처럼 살았을까?

내가 한 일을 잘 했다고 자랑하지 않고 혼자서 했다고 생색도 내지 않기로 했으며 다른 사람이 모르는 척 나 몰라라 하며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안 했다고 원망도 하지 말고 탓하지도 말며 내가 해야 할 도리를 다하며 세상 누구한테도 한 줌 부끄럼 없이 떳떳하게 맘 편히 살렵니다. 다른 사람 원망하고 탓을 해봐도 그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오롯이 내 속만 버리게 되는걸 혼자서 바라고 기대한다고 될 일도 아니기에 더 이상의 미련들을 멀찌감치 훌훌 떨쳐 버리고 나니 홀가분하고 날아갈 것 같은 이 기분을 왜 진즉에 모르고 내 속만 끓이며 바보처럼 살았을까?

일상다반사 2022.10.03

행복 찾기

행복은 내 곁에 아주 가까이에서 늘 머물러 있는데 그 행복을 찾아내지 못한 채 멀리서 찾아 헤맨다. 행복은 소리 없이 조용하게 내 곁으로 다가와 곳곳에 숨어 있다가 조금씩 나타나기도 한다. 행복은 곁에 숨어 있는 것을 찾아내는 자만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힘들다고 찾기를 주저하다가는 어느 순간 행복도 사라져 간다. 행복은 가까이에서 우리를 위해 늘 준비하고 숨어 있기에 행복 찾기를 멈추거나 주저하면 안 된다. 행복은 자신이 느끼는 순간 더 큰 행복으로 번져가고 큰 행복이 되어 자신한테 다시 돌아온다.

일상다반사 2022.10.01

할아버지 할머니 땀 흘리시고 살 빼세요

큰아들네는 딸 하나 작은 아들네는 아들 둘을 낳아 우리 집안에는 손자 둘에 손녀가 하나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귀요미가 셋이나 있다. 두 아들과 며느리 둘이 직장을 다니는 관계로 귀요미들이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과 아들네 집을 오가면서 아내와 나는 육아 전쟁을 하고 있다. 두 아들은 결혼 후 분가를 하면서 큰아들네는 우리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작은 아들네는 바로 옆 단지에 집을 마련해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결혼하면 친정과는 가깝고 시댁과는 멀리 떨어져 있고자 하는 젊은 세대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우리 집 며느리들은 둘 다 시댁 근처에 살림을 차렸다는 자체로 훗날 갖게 되는 귀요미들 양육 부담보다는 가까이 있어서 자주 볼 수 있는 등 여러모로 좋았다. 결혼해도 자녀를 안 낳으려고 하는 요즘 세태에 눈에 넣어도..

일상다반사 2022.09.21

내가 버려 놓았다

16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어르신 내외분과 한동네에 살면서 가끔 만나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대화를 나누곤 한다. 두 분 모두 젊은 시절부터 30년 넘게 교직에 몸을 담고 계시다가 정년퇴직을 하시고 은퇴이민으로 필리핀에서 10년 넘는 세월을 지내시다가 귀국하셨다. 필리핀에 사실 적에 우리도 필리핀에 가서 일주일 정도 어르신 댁에 머무르며 여사님의 안내로 이곳저곳 여행하기도 했다. 중간에 잠깐씩 귀국하시기도 하셨는데 한번은 내외분이 우리 집에서 주무시고 가시기도 했다. 어르신은 연세가 여든둘이시고 칠십 대 중반인 여사님께서는 장편 소설과 다수의 어린이 동화책을 출간하셨는데 올해에도 책을 출간하실 정도로 활동을 많이 하신다. 필리핀에 사실 때도 블로그에 은퇴이민에 대한 에피소드와 애환 등을 아주 재미있게..

일상다반사 2022.09.07

할머니 "덕분에" 고맙습니다.

둘째 귀요미가 다니는 유치원에 교사와 원생 등 코로나 19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2주일 정도 임시휴원을 해서 등원을 안 하고 있었다. 임시휴원 바로 전에 둘째 귀요미도 같은 반 친구한테 감염이 되어 확진자가 되었고 밀접 접촉자인 큰아들도 감염이 되어 집에서 일주일간 자가 격리한 후 격리가 해제되었다. 3차 접종까지 마친 큰 며느리는 한집에 같이 있었는데도 감염이 안 되고 지나갔었는데 일주일 후 큰 며느리도 양성판정을 받아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바람에 큰아들과 둘째 귀요미는 일주일 동안 우리 집에서 지냈다. 아내와 마주 앉아 아침밥을 먹고 있는데 아내가 “오늘부터 둘째 귀요미가 등원하니까 시간 맞춰서 큰아들이 사는 동 지하주차장으로 오세요.”라고 했다. 그래서 “알았어요”라고 대답하고 곰곰이 생각..

일상다반사 2022.08.23

눈에 안 보여서 말 못 해요.

막내 귀요미가 며칠 동안 어린이집에 등원을 못 할 정도로 감기를 심하게 앓다가 근 열흘 만에 겨우 물리쳤다. 그 후로 일주일 정도 잠잠했던 감기가 어젯밤에 또 다시 열이 심하게 나고 체온이 올라 해열제를 먹고 진정이 되는가 싶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콧물이 나와서 병원에 가야 한단다. 전화 통화를 마치고 아내는 귀요미들이 다니는 병원에 접수하러 바쁘게 뛰어가고 나는 작은 아들네로 작은 며느리와 두 귀요미를 데리러 갔다. 토요일인데도 작은아들이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 바람에 내 차로 데리러 간 것이다. 작은아들은 초등학교 교사인데도 거의 매주 토요일 출근을 한다. 같은 교사인 며느리는 출근을 안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교사라는 직업이 편하고 쉬는 날이 많고 방학도 있어서 좋겠다고 ..

일상다반사 2022.08.06

방귀가 폴 폴 나왔어요

귀요미 셋이서 아침밥을 먹다가 첫째와 둘째 귀요미가 식탁 옆에 있던 아내한테 갑자기 “할머니 방귀 뀌셨어요?” 하고 동시에 물었다. 그 소리를 듣고 아내는 “아니 안 꼈는데 왜 그래요?” 그러자 두 귀요미가 “방귀 냄새가 솔솔 나고 있어요.” 아내가 재차 “안 꼈어요.”라고 대답하고 나서 “할머니는 냄새를 못 맡는데 방귀 냄새가 나요?”라고 묻자 “네 할머니 방귀 냄새가 솔솔 나고 있어요.” 아내가 “그럼 누가 꼈을까요?” 아무도 대답을 안 하자 이번에는 옆에 앉아 막내 귀요미 밥 먹는 거를 도와주고 있던 나한테 “할아버지 방귀 뀌셨어요?”하고 물었다. 내가 “할아버지는 절대로 안 뀌었는데요?” 하며 웃었더니 두 귀요미가 “할아버지 웃으시는 모습이 할아버지 같은데요.”라며 못 믿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 “..

일상다반사 2022.07.20

왜 싸울까요?

큰아들은 딸 하나를 두었고 작은아들은 아들만 둘을 두고 있다. 작은 아들네 큰손자는 큰아들네 손녀와 동갑으로 태어난 달이 큰손자는 1월이고 손녀는 10월로 9개월 가까이 차이가 나고 막내 손자는 두 살이 적다. 두 아들과 며느리 둘 다 직장생활을 하고 있어서 귀요미 셋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침 등원을 아내와 내가 도맡아서 하고 있다. 유치원에 등원을 시키기 위해 큰아들네에 들려서 둘째 귀요미를 먼저 차에 태우고 작은아들네로 가고 있는데 둘째 귀요미가 갑자기 “할아버지 오늘도 싸웠을까요?” 하기에 “누가 싸워요?” 하고 물어보니까 “작은 아빠네 두 귀요미요.”한다. “안 싸웠겠지요.” 대답을 해주고 생각해봤다. 작은 아들네 두 귀요미는 두 살 터울로 별것도 아닌 일로 종종 싸울 때가 있다. 때로는 아침에 ..

일상다반사 2022.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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