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고수 동굴에서 만난 "천 년의 사랑"

낭만 시니어 2022. 6. 1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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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3일 이십여 년 만에 또 다시 찾은 충북 단양 여행길에 첫번째 여정으로 단양 8 경중 하나인 석회동굴로 이름난 고수동굴도 구경했다.

겨울의 시작이라는 입동(立冬)이 갓 지났지만 그래도 바깥 기온이 제법 차가운 느낌이 들어 옷을 두툼하게 입고 동굴 내부로 들어갔는데 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몇 차례 오르내리기 반복하다 보니 땀이 날 정도였다.

동굴에 들어갈 때는 미처 못 봤는데 나오면서 보니까 동굴 안 온도계가 14를 가리키고 있었다.

외부온도와 10이상 차이가 났는데 동굴 내부는 1년 평균기온이 15이고 습도는 95로 거의 변함없이 일정하다고 했다.

고수동굴은 전체 길이가 1,395m940m만 공개된 구간으로 일반인들이 출입할 수 있다.

455m 구간은 미공개된 구간으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많이 있어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어 있고 전문가들의 학술연구 등을 위한 출입만 가능하다고 했다.

동굴 내부가 비좁고 급경사가 많다 보니 들어가는 통로와 나오는 통로가 별도로 구분되어 있고 철제 계단과 통로에는 추락을 방지하는 난간대가 설치되어 있다.

계단난간을 잡고 가면서 불편이 없도록 동굴 입구에서 미끄럼 방지용 면장갑을 한 켤레씩 지급해줘 난간을 붙잡는데 큰 거부감 없이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강원도와 충청북도에 많이 형성되어 있는 석회동굴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녹은 지하수가 석회암 지대를 흐르면서 오랜 세월을 걸쳐 구멍을 만들고 구멍이 커지면서 동굴로 만들어진 것이다.

동굴 천장에서 증발한 지하수는 종유석을 만들고 바닥에서 증발한 지하수는 석순으로 생성된다.

동굴 천장에서 생성된 종유석(鐘乳石)과 바닥에서 생성된 석순(石筍)이 점점 커져 만나게 되면 석주(石柱)가 되는 것이다.

종유석과 석순의 성장 속도는 1년에 0.2mm 정도로 석주의 크기에 따라서는 수만 년 이상 기간을 지나면서 생성이 된 것들이다.

동굴 내부에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 유 석, 커튼, 동굴산호, 석화, 곡 석, 동굴 진주, 동굴 소 등 다양한 동굴 생성물들이 많았다.

천장과 벽면의 동굴 생성물은 동굴 내부를 흐르던 물이 석회암을 녹여 만들어진 형태라고 한다.

고수동굴 내부의 다양한 생성물 중에서 눈길을 끄는 종유석과 석순이 있어 사진을 찍으면서 한참 구경을 하고 있는데 마침 동굴 내부에서 안내하고 있던 직원이 가까운 거리에 있어 물어봤더니

지금 보고 있는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서 석주가 되려면 최소한 천 년 이상 걸린다고 측정이 되어 천년의 사랑으로 명명(命名)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2021년 11월 13일 촬영한 고수동굴. “천년의 사랑

안내 직원의 설명을 듣고 보니 새삼스레 자연의 위대함이 느껴졌다.

수 천 년 동안 서로 바라만 보던 애틋한 사랑이 꼭 이루어져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기를 마음속으로 기원을 했다.

한참 동안 더 구경하고 돌아서면서 아내한테 웃으며

천년 후에 다시 태어나면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서 사랑을 이루었는지 확인하러 오자.”고 했다.

늘 애틋하고 긴 세월 방황과 기다림이 연속된 후에야 성숙 된 사랑이 이루어지듯이 순간의 사랑에 울고 웃는 어리석음을 일깨워준 천년의 사랑의 자태가 한동안 가슴속 한가득 채워줄 것 같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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